• 최종편집 2024-05-20(월)
 

[뉴스인사이트] 발행인 칼럼


[이진용의 세상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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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에 대한 단상 마지막 편 – 위대한 유권자

 

「아Q정전」은 중국을 대표하는 혁명가이자 소설가인 루쉰이 신해혁명 시기 중국의 어두운 정치 현실을 비판한 소설이다. 이름도 없는 날품팔이 생활을 하는 보잘 것 없는 인물인 ‘아Q’를 통해 신해혁명 시기의 혁명에 반대하는 세력의 모습을 비판하며 ‘혁명이 무엇을 위한 혁명인가?’, 또 ‘혁명을 방해하는 세력이 누구인가?’를 잘 나타낸 소설이다.

 

아Q는 자존감이 매우 낮은 인물이다. 못 배우고 가진 것 하나 없으며 그저 마을 사람들이 시키는 힘든 일을 해주고도 품삯은 고사하고 얻어맞기 일쑤이고 밥 한 그릇 얻어먹으면 그나마 다행인 삶을 산다. 자신의 손으로 자기 뺨을 내리치고 "나도 누군가를 때렸다!, 때릴 수 있다!"며 뿌듯해 하는 정신승리의 달인이다. 하지만 자기보다 힘이 없는 어린아이나 노인에게는 잔인할 만큼 무자비하다. 이런 아Q가 신해혁명의 와중에 혁명을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완장이 채워지고 죽창을 들고 설치기도 한다. 그러다 부잣집에서 밥을 훔쳐 먹었다는 누명을 쓰고 비참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루쉰은 아Q를 통해 중국인들의 우매함을 풍자하였다. 특히 중국 하층민의 피해의식과 노예근성을 매우 적나라하게 표현하였다. 루쉰이 신해혁명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근대 혁명시기의 중국을 보면서 그의 조국의 정치현실과 우매한 중국인들에 대한 걱정이 어떠했는지 짐작 할 수 있을 것같다.

 

아Q는 소설 속의 인물이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소설 속의 아Q는 아닐지 하는 생각을 문득 할 때가 있다. 소설 속의 아Q를 비웃고 손가락질 할 수준이 되는지 명분이 나에게 있는지 생각할수록 자신이 없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치는 경제이고, 유권자는 정치소비자이다

 

이번 4.7 재보권선거 서울시장선거에서 강남구의 투표율은 61.6%로 재보권선거 치고는 매우 높았다. 특히 압구정동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93.01%라는 몰표가 나왔다. 93%라는 득표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올 만한 득표율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런 투표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필자의 생각으로는 강남구의 투표성향은 재개발 허용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산 증가와 부동산세 인하를 바라는 마음이 절대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정치도 경제이고 경제원리가 적용 된다고 믿고 있다. 정치인은 정치생산자이고 유권자는 정치소비자인 것이다.

 

소비자는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고 편리하게 구입하기를 원한다. 기업은 이런 소비자에게 제품을 팔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 고객졸도의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소비자는 냉정하여 기업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대체품을 찾는다. 독과점인 사업분야 조차도 소비자의 힘으로 독과점을 파괴하기도 한다.

 

경제논리로 보면 정치생산자인 정치인이 정치소비자인 유권자들을 무서워하고 유권자들의 뜻을 따라 정치를 하고 진정으로 유권자를 위한 정치인이 되게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유권자의 가장 큰 힘인 투표가 그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강남구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뜻을 투표로 표현하여 정치생산자에게 자신들의 뜻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나타냈다.

 

투표의 힘

 

그래서인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보여준 강남구 유권자들의 메시지는 바로 효과가 나왔다. 강남지역과 재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의 아파트 값은 급상승 하고 그 풍선효과로 주변의 다른 지역의 부동산 가격까지 덩달아 오른다는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부동산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관련 정책에서 강공책을 펼치던 민주당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하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정치소비자인 강남구 유권자들의 힘에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강남구 투표사례의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유권자의 투표는 매우 힘 있고 정치생산자인 정치인을 일하게 만든다. 투표한 ‘나’를 위한 일꾼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거나, 투표를 하더라도 정책과 인물은 살펴보지도 않고 여론에 휩쓸려 ‘묻지마’식의 투표를 하는 유권자가 있다면 그 유권자는 정치적 호갱(호구 고객이라는 뜻의 비속어)이 되고 말 것이다.

 

유권자는 정치소비자로서 정당한 소비자 권리를 올바른 투표로 행사하고 더 좋은 정치, 더 편리한 정치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블랙컨슈머로 대변되는 악성 소비자가 있듯이 정치소비자 중에도 악성 정치소비자가 있다. 특정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 매몰되어 간단하게 팩트체크만 해도 허위정보임을 알 수 있지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회원의 글이라 무조건 믿고 동조하며 자신들의 입장만을 강하게 어필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합리적 비판이나 대안제시 정도는 일거에 깔아뭉개는 것이 그 세계에서는 선이요 인자의 면모를 갖춘 것으로 누가 더 막무가내 인지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정치적 블랙컨슈머도 존재한다.(그들이 이 글을 보면 나 역시 그들의 사냥감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 정치블랙컨슈머들은 결국 자신이 강성 지지를 보낸 정치인에게 이용만 당하고 말 것이다. 현대판 아Q가 되고마는 것이다.

 

정치인도 정치생산자로서 정치소비자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정당이던 강성 지지층은 있을 수 있다. x빠, xxx부대 등으로 표현되는 지지층이 그들일 것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강성 지지층에 함몰되어 균형감각을 잃고 형평성과 상식에서 벗어난다면 곧 부도를 내고 퇴출당하는 기업처럼 정치생산자로서의 생명을 다하고 퇴출당하고 말 것이다.

 

위대한 유권자

 

대한민국의 유권자는 위기 때마다 나라를 구한 위대한 국민이다. 이승만정부의 부정부패에 맞서 4.19혁명을 통해 부패한 정부를 심판했고, 부마민주화항쟁, 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독재에 맞섰으며 6.29민주화 항쟁을 통해 대통령선거 직선제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촛불의 힘으로 현직 대통령까지 탄핵하며 나라가 바로 세워지기를 바랬다.

 

이런 유권자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보여준 민심이 무엇을 바라는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각자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민심을 외면한다면 내년에 정권과 지방권력 모두를 잃을 수 있다.

 

대한민국 유권자는 위대하다!


이진용 사진.jpg

이 진 용

- 뉴스인사이트 발행인

- 사단법인 한국유권자중앙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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