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박희원 교수의 ‘효’ 이야기

 

전통적 효, 현대적 효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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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우리의 전통적 효는 곧 바로 공자가 주창한 유가의 효를 떠올릴 터인데, 그 유가의 효는 인간관계를 정리한 오륜에 다른 바 없다고 감히 말하겠다. 오륜이란, 부자자효(父慈子孝), 형량제제(兄良弟弟), 부의부청(夫義婦聽), 장혜유순 (長惠幼順), 군인신충(君仁臣忠), 즉, 아버지는 자애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어질고, 아우는 공경하며, 남편은 의롭고, 아내는 청종하며, 어른은 베풀며, 어린이는 순응하며, 임금은 인애하고, 신하는 충심을 다한다.

 

예기(禮記)에서 위의 열 가지를 의(義)라고 설명한다. 이 의(義)는 인(仁)을 모범으로 삼는다. 공자는 인을 모든 일의 근본이라 말한다. 그리고 맹자는 이 의(義)를 사회의 공의를 위한 교육의 자료로 사용하였다. 유가에서 말하는 인의사상은 그 기원이 꽤 멀다. 그리고 그 연원에는 효가 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요순시절로 돌아가자. 삼황오제가 나오는 그 요임금과 순임금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요는 오제의 하나인 제곡의 손자로 총명하여 재위에 올라 역법 등으로 나라를 잘 다스리고, 효행으로 뛰어난 순으로 하여금 섭정을 하게 하는 것으로부터 유가의 효는 시작한다.

 

효행에 뛰어났던 순은 황하를 잘 다스린 우에게 하(夏) 나라 정권을 넘겨주고, 은(殷)나라를 거쳐 주(周)나라에 이르러 유가의 전례가 세워지게 된다. 은나라의 제후였던, 고공단보(古公亶父)는 손주 창(昌)이 총명한 모습을 보이자, 제후의 위를 잇게 하고자 그 아버지 계력을 세자로 삼고 싶어 하니, 첫째 태백(太伯)과 둘째가 식솔들을 이끌고 그 나라를 떠나게 되고, 마침내 창(昌)이 장차 주나라의 문왕(文王)이 될 수 있게 된다.

 

사실 창(昌)이 총명하게 된 것은 그 어머니 태임(太妊)의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역사상 최초로 태교를 했던 여인이 태임이다. 태임의 훌륭함을 본받고자 신사임당이 태임에서 자호(自號) 하였음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은나라의 제후국이었던 주(周)는 무왕에 이르러 은나라의 주(紂)임금을 몰아내고 천자국인 주(周)나라를 세우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 무왕은 세계를 제패한 지, 3년 만에 세상을 떠나고, 어린 아들 성왕(成王)이 위를 잇게 된다. 무왕과 함께 주나라를 세운 주공(周公)은 무왕의 동생으로 조카 성왕(成王)을 보필하며 섭정하였다. 이때 주공이 세운 문물제도에서 오륜을 기본으로 확립하게 된다. 이 같은 역사의 근본 바탕에는 효를 전제로 설명하는 것이 공자의 유가 정치학이다. 즉, 순을 대효라 칭하고, 주공을 달효(達孝)라 칭하여 태평성대의 근본은 효치에 있음을 강조하며, 인(仁)사상을 주창한 것이며, 이를 받은 맹자는 의를 강조하여 인의사상을 가르쳐 온 이래로 지금까지 효의 정신이 명맥을 이어 온 것이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유가의 사상이 아직 유효한 곳도 있지만, 대체로 봉건적 구습으로 내몰리는 지경에 이르며, 효 정신 역시 함께 용도 폐기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과거의 효는 우리에게 뿌리 깊게 현대 사회에 전통으로 이어 와, 다시금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는 ‘현대적 효’라는 말에 붙이는 설명이 있다. 이름 하여 HYO! 그대로 읽으면 효이다.

 

여기에 함축된 의미는 Harmony of Young and Old 즉, “젊은 세대와 연로한 세대의 조화” 이를 효의 맥락으로 이해하기로 약속하였다. 자녀가 “부모를 잘 섬기는 일”이 글자의 의미 그대로 효(孝)라고 한다면, HYO는 부모자녀 및 가족 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공동체, 그리고 그를 에워싼 환경, 나아가 전 지구적 형제애를 보듬는 것이 효인 것이다. 이는 성산효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하신 최성규 총장께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시 생환한 젊은 세 청년이 효자였다는 점에서 효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이를 사회와 인류에 적용시킬 방안을 제안한 이후로 이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과거의 전통은 군사부(君師父)라 일컬었었다. 현대사회는 군주국가가 아니니, 임금 대신 어른이 마땅한 용어일 듯싶다. 부모·어른·스승 공경을 행함이 가장 기초가 되며, 중요한 효일 것이다. 사실 효를 받는 부모·어른·스승은 어린이·청소년·제자를 사랑으로 양육하고 보호하였다. 이를 너무 당연시하다보니, 이에 대한 관심은 약해졌다 할 수 있다. 관심을 기울이면 더욱 잘 실천할 수 있기에, 현대의 효에서는 이를 강조한다. 다음으로 가족을 사랑함과 나라를 사랑하는 효로 확장할 수 있는데, 이는 개인의 의식 수준에 따라 쉽게 동의 되기도 하고 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만을 생각하는 의식 단계가 있고 수준이 깊어지면 ‘우리’라는 의식으로 성장하며, 더욱 성장하면 ‘우리모두’라는 수준까지 성장이 가능하다. ‘우리 모두’는 자연과 환경을 살피며, 인류로까지 그 사랑의 정도를 넓힐 수 있는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모쪼록 현대적 효란 이처럼 이웃사랑과 인류봉사에 목표를 두는 박애의 실천을 효라 정의할 수 있겠다. 지금 우리의 관심사인 환경보존과 국제구호 할동이 이와 궤를 같이한다 할 수 있겠다. 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계속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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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희 원 교수

- 성산효대학원대학교 효학과 교수

- 인천광역시 효행장려지원센터장

- 대한노인회 정책위원

- 인천광역시 교육청 인성교육진흥협의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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