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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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사진=연합)

 

[뉴스인사이트] 박경미 기자=세계 경제를 이끄는 AI(인공지능) 열풍에서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로봇)이 새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생성 AI 등 고도 AI 기술 덕에 전보다 훨씬 더 똑똑해진 인간형 로봇이 범용 일꾼으로서 자동차 공장 등 생산 현장에 대거 투입되는 것이다.


이런 시도가 성공한다면 로봇은 검색 등 인터넷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SW)와 함께 AI 수요를 책임질 핵심 엔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현대차[005380], 아마존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장에서 자율적 업무"

 

가장 큰 화제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지난 11일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 2대를 자사 공장에 배치했다고 밝힌 뒤 기술 혁신에 관한 기대감이 일며 주가가 대거 상승세를 탔다.

 

옵티머스는 계란을 쥐는 등의 섬세한 동작을 척척 해내며, 생산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여러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측의 데모 영상을 보면 자연스러운 걸음걸이와 유연한 손놀림 등이 SF영화에 나오는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과 별 차이가 없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회사 주주총회에서 옵티머스가 회사 시가총액을 현재의 약 44배인 25조달러로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이르면 내년부터 옵티머스를 외부 고객에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 산하의 미국 로봇 제조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지난 4월 새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이 로봇을 현대차의 새 자동차 생산 공정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도 작년 10월부터 인간형 로봇 '디짓'을 자사 물류 창고에 배치해 상자를 옮기는 등의 업무를 맡기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챗GPT'로 세계 AI 기술을 선도하는 오픈AI는 지난달 AI 로봇 개발팀을 꾸려 이런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애초 오픈AI는 2020년께 내부의 AI 로봇 조직을 없애고 '피규어'(Figure) 등 유망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만 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는데,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차세대 로봇을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조처의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제조업 국가들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고된 일을 할 사람이 빠르게 줄어드는 만큼 로봇 수요가 뚜렷하고, 생산 효율을 대폭 끌어올려 새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박연주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AI' 전망 보고서에서 "차량 자율주행은 만에 하나 사고가 생기면 도입이 좌초하지만,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조처는 상용화에 따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간형 로봇이 안착할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공장 업무에 다용도 로봇을 집어넣으려면 많은 미세조정과 기술적 난관 해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등 최근 대기업의 발표가 로봇의 세부 기능 설명이나 운영 계획이 빠진 단순 '선언'이라는 사실도 신중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똑똑해진 두뇌

 

인간형 로봇은 범용성이 핵심 장점이다. 사람의 몸 구조가 여러 도구 작업을 하는데 자연적으로 최적화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뇌가 문제였다. 로봇이 변화무쌍한 환경에 유연히 대처 못 하고 몇몇 정해진 행동만 겨우 했다. '비싸기만 하고 쓸모가 없다'는 빈축을 샀다.

 

이제 돌파구가 생긴 것이다. AI 학습 기술의 발전 덕이다.

 

오픈AI의 'GPT-4o' 등 최신 AI는 그림, 영상, 소리, 언어 등 여러 형식의 데이터('멀티모달' 데이터)를 익히며 이들 사이의 복합적 맥락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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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AI 챗GPT로 제작한 다양한 데이터로 학습하는 로봇 모습(사진=연합)

 

이 멀티모달 학습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는 현재 국외 기업과 대학에서 한창이다.

 

이 기법을 쓰면 로봇이 예컨대 '앞에 보이는 사과 상자를 어떤 세기로 차면 상자가 넘어지고 사과가 바닥에 굴러갈 것 같다' 등 복잡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로봇 스스로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직관과 상식을 갖게 되는 셈이다.

 

또 언어 연계 학습을 토대로 자기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사람에게 말로 설명할 수 있고, 특정 방식으로 일하라는 지시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인간형 로봇 분야의 대가인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AI 학습으로 로봇의 다목적 작업 능력을 높이는 연구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멀티모달 학습은 이제 다들 그 가능성을 주목하고 살펴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 명예교수는 "이 기술은 아직 몇몇 유명 업체의 사례만 있고 널리 상용화한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유용성과 잠재력이 입증만 되면 챗GPT가 일으켰던 거대언어모델(LLM) 혁명 때처럼 미국·한국 등의 로봇 업계에 기술이 금세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AI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엔비디아 등 기업은 로봇에 특화한 고도 AI 모델을 미리 학습시켜 외부 회사에 제공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두뇌 업그레이드' 기회를 팔자는 것이다.

 

하드웨어 여건도 좋아졌다. 가속기와 모터 등 인간형 로봇의 핵심 부품은 과거 특수 제작품으로 매우 비쌌지만, 이제 표준화와 양산 기반이 갖춰져 비용이 크게 내렸다.

 

꼭 필요한 부분만 휴머노이드 형태로 만들어 경제성을 높이는 방법도 많다.

 

예컨대 상반신은 인간형 로봇으로 제작하고, 나머지 하반신은 바퀴 달린 카트만 붙여 단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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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아닌 현실로…'인간형 로봇' AI 열풍 주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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